올해 1월, 주식을 시작했다.
시간이 흐를수록 직장인의 한계는 느껴지는데, 당장 장사를 하자니 오프라인에서는 아르바이트를 한 경험도, 가게자리를 알아보고 계약할 돈도, 용기도 없었다.
그래서 몇년간 내내 할 수 있는걸 이용해서 돈을 벌 궁리를 하고 있었는데, 웹디자이너인 나는 다시 한번 쇼핑몰을 열거나, 웹디자인 아르바이트를 하는 것 외엔 도통 다른 일이 생각나지 않았다.
아, 웹소설을 써보고 싶고 수익을 내고싶은 또 다른 마음은 있지만 아직 너무 먼 길....
꾸준히 수익을 올릴 수 있고, 매년 나도 발전할 수 있으면서 투자금이 많이 들지 않는것.
그러다가 주식을 시작해야 겠다고 마음을 먹었는데, 이렇게 거의 6개월이 지나가니 그사이에 많은 일이 있었다.
일단 수익금(매도후 번 돈을 이체해 놓은 통장의)은 250정도.
원래 올해는 공부하는 셈으로 50만원으로 시작하려고 마음먹었었는데, 코로나와 퇴사로 인해 갑작스레 거의 삼천만원으로 굴리고 있다.
4월부터 큰 금액을 넣고 시작했으니 2개월 반 만에 200만원을 넘게 번 셈인데,
주식이 열풍이 불 정도로 수익률이 어마어마한 기간이었으니... 내 수익률은.............
처음엔 250원 수익으로도 신나했는데 어느새.. -150만원은 아무렇지 않아지는.. 나를 보고 좀 놀랍기도 하다.
주식창의 숫자와 그래프가 다 돈인데 이렇게 무감해질 수 있다니.
마이너스중인 주식은 팔지 않아서 실제 손해가 아니어서일까.
그러면서 한편으로는 퇴사하고 수입이 주식뿐이니 영업사원처럼 오늘의 일당을 벌고싶어 안달하는 내가 있다.
하루에 10만원을 벌어도 만족하지 못하고, 수익이 나면 2만원이라도 벌고 팔아버리고 조급해한다.
내가 팔고나서 오르면 또 속상하고, 사고나서 내리면, 역시 나는 주식과 맞지 않는것만 같다고 중얼거린다.
게임처럼 무감해지면 안되지 하면서도 예민해지고,
너무 스트레스 받지 말자 싶고,
1년 후 또 퇴사하더라도 직장인이 제일이구나 싶으면서
잡코리아는 꼴도보기 싫다.
벌써 40살이고,
아이는 없지만 유부녀 6년차.
웹디자이너 경력 약 13년.
점점 연봉은 예전같지 않고, 나도 20대의 열정이 없어졌다.
결혼 전엔 같은 조건에 내가 선택할 수 있는 회사가 많았다면, 이제는 몇년째 같은 연봉을 받기도 어려워졌다.
하루하루 즐겁게 웃으면서 보내고 싶고, 내 목표는 돈을 모으거나 빚을 갚는게 아닌데.
문득 왜 이렇게 머리싸매고 있나, 달라질 것도 없자나 싶어지면 그냥 다 닫아버린다.
그래, 지금 스트레스를 받는 이 순간은 사실 내 인생에서 별것 아닌걸 수 있고, 당장 저녁이면 잊을지도 모른다.
한걸음씩.
step by step.
포기하지만 않으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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